5년~10년전만 해도 메모리와 파운드리(또는 시스템반도체)의 차이를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뉴스에서 말하는 반도체 강국이란 타이틀을 들으며 우리나라는 IT강국, 인터넷 강국이자 이제는 반도체 강국이구나 라고 생각하기 쉽상이었으며 반도체 산업에서의 국제경쟁력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더더욱 적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알것이다. 반도체의 여러 분야 중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에 한해 엄청난 경쟁력을 갖췄으며, 이외 시스템반도체 및 반도체에 수급되는 장비나 소재에 관련해서는 경쟁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면 대체 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는 무엇이 다르며 왜 메모리 반도체만큼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지 상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파운드리란 무엇인가?
파운드리(Foundry)란 반도체 설계업체에서 제작의뢰를 받아 제조해주는 회사를 의미한다. 쉽게말해 Chip 또는 IP 설계보단 반도체 제조 & 패키징 만 해주는 회사라고 생각해도 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미국에서 유명한 반도체 기업중 인텔과 마이크론 이 2개의 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팹리스 반도체 기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반도체의 거시적인 Cycle은 미국을 필두로한 Fabless 회사에서 설계하여 Asia 지역에 치중되어 있는 Foundry 회사로 제조를 맡기는, 그런 형태로 보면된다.
* 참고로 메모리 회사는 종합 반도체기업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설계~제조~패키징 및 판매까지 모두 하나의 회사에서 진행되는 형태로 Foundry와는 큰 차이점이 있다.
Foundry 와 메모리 반도체 비즈니스의 차이점
그럼 Foundry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메모리 반도체 비즈니스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사실 메모리반도체와 Foundry 사업을 모두 포함하는 회사가 바로 우리회사, 삼성전자라고 볼 수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Foundry사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대체 2개 사업간 어떤 차이가 있기에 문제가 되는것일까?
기본적으로 2개 사업간 가장 큰 차이는 Customizing 여부라고 볼 수 있다. 2개의 사업을 약간 함축해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Foundry 사업 : 고객사(설계업체)의 설계된 Chip을 토대로 원하는 Spec에 맞춰 제조해준다. 생산된 Chip의 Spec과 양산 기준은 고객사가 원하는 Spec과 설계에 따라 결정된다.
-. 메모리 사업 : 메모리 사업의 경우 각 제품군에 따른 국제적 표준에 따라 제작된다. 모든 Spec과 양산 기준은 국제기구에서 결정된 표준에 따라 정해지고, 이 표준 기준에 따라 만들어진 Chip 제품을 원하는 고객사에서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보면 2개 사업간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표준에 따라 Chip을 제작해놓으면 이 제조된 Chip을 고객사에서 구매하는 방식이고, Foundry의 경우 제조되는 Spec 자체가 각각의 고객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Memory의 경우 일괄된 기준이 있는 반면 Foundry의 경우 일괄된 기준이 없이 각각의 고객사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Foundry 가 힘든 이유 & 메모리 반도체의 Foundry화 HBM
위에서 언급한것과 같이 Foundry는 고객사에 따라 결정되는 Spec &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에, 각각의 고객사에 대한 1:1 대응이 필수적이다. 즉 보다 더 고객 친화적인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Foundry에 어려움을 겪는것은 기존의 메모리 사업에서 압도적인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사업전략이 Foundry에서는 통하지 않기 때문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위에서 말한 필승 전략은 무엇일까? 바로 압도적인 Capa 능력을 통한 원가절감이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일관된 표준 기준에 따른 제품 생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통해 생산 원가를 낮추며 공급라인을 리드할 수 있었지만 Foundry는 고객사에서 원하는 Spec에 따라 생산해야하므로 수율과 퍼포먼스 모두 보다 높은 기준을 요한다. 이러한 사업의 다른 접근방식은 Foundry의 절대강자 TSMC가 보유한 기술의 벽을 더 높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최근 화두로 떠오른 HBM은 어떨까? HBM의 특이한점은 메모리 사업이기는 하나 Foundry 사업과 유사하게 고객사에서 원하는 Spec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주어야 한다는점이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메모리의 Foundry화 라고 볼 수 있다.
반도체 사업을 보는 시각을 다각화 해야하는 이유
지금까지 Foundry사업과 메모리사업의 차이에 대해 간략히 다뤄보았는데, 반도체 사업은 모두 긴밀히 연결된 첨단 산업 네트워크임과 동시에 본질적으로 사업의 성격이 갈라지는 다양한 사업군이 존재한다. 또한 AI가 대두됨에 따라 반도체 사업의 관심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져있기 때문에 우리가 반도체 사업을 바라볼 때 각 사업의 특징이 무엇인지, 또한 이를 기반으로 산업군이 돌아가는 방식을 알아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HBM과 Foundry 사업의 어려움에 대해 일부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다음 글인 삼성전자의 어려움과 고찰에 대한 글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